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 두터운 겨울 옷 벗어버리자마자 들려오는 미세먼지 소식에 외출하려다 주춤한 날들이 있었네요. 어렸을 적에 읽었던 책에서 대동강물 팔아먹었다는 선비 이야기를 읽고 참 이런 날이 올까 했었는데 지금은 물 많이들 사다 먹고 있잖아요. 갈수록 환경 오염은 심해지고 나중엔 진짜 공기도 수입해온다, 사다 마신다 하는 날이 오게 될까 두려워요. 투모로우나 워터월드처럼 미래의 지구를 경고하는 영화가 완전 픽션으로만 느껴지지 않는 불안함이란.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는 참 예쁘고 고운 책입니다. 환경 오염이 심각한 요즘에도 거리의 매연 속에서도 꿋꿋하게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의 꽃들과 우리 생활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낮고 작은 생명들을 만날 수 있어요.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매일 지나치면서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하고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이 작은 생명들을 이렇게 책에서 만나보면서 아, 그래 이게 까마중이었구나, 돌나물이었구나, 개망초꽃이었구나 다시 깨닫게 되는 것들도 있었어요. 이렇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생명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었구나 새삼 느끼게 되면서 자연을 더 사랑하고 환경을 아끼고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조곤조곤 일러주는 글들이 편안하고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았어요. 진한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처럼요. 어린 자녀들이 있는 집에는 특히 더 강추하고싶은 책입니다. 어려서 읽은 좋은 책은 눈에만 박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오랫동안 남는 법이니까요.
우리나라 대표 생태세밀화가 이태수가 봄부터 초겨울까지, 도시 속 자연 생명들을 따듯한 시선으로 담아내다! 우리 동네 곳곳에 숨은 동식물의 이야기를 생생한 글과 그림에 담아낸 생태그림책 꾸러미「자연은 가깝다」시리즈의 두 번째 책 입니다.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 는 3월부터 12월까지, 신도시 곳곳에서 살아가는 자연 생명을 작가가 본 대로 느낀 대로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16편의 따듯한 시와 그림을 담은 듯합니다. 도시를 만들면서 내몰렸던 작고 흔한 자연 생명들을 낮은 자세로 느리게 들여다보며 그 모습을 글과 그림에 정성껏 담아낸 작가는 자연에 마음을 열수록 작은 생명들이 우리를 감싸 안고 보듬으며 살아가는 것이 새록새록 보인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20년 동안 우리나라 자연을 그림에 담아냈던 이태수 작가는 게임과 만화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눈과 귀를 자연으로 돌리고 싶은 아빠의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습다. 먼 시골로 가지 않고도 도심에서 언제든 자연을 만날 수 있음을 안 아이들은 오고 가는 길에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생명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