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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외투

‘잊을 수 없는 외투’는 작가 프랭크 코트렐 보이스가 작가와의 만남으로 한 학교의 교사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된 미실의 이야기를 허구로 만든 것으로영국에 불법체류한 몽골인 칭기즈 가족이 결국 영국 사회에 섞이지못한 채 쫓겨나가는 과정을 아이의 시선에서 펼쳐나간 이야기이다. 칭기즈는 이상한 털외투를 입고 귀신으로부터 동생을 보호해야한다며 자기 교실에 동생과 같이 들어와서는 처음보는 아이에게 길잡이가 되어 달라고 한다. 너무도 당당한 그 아이의 모습에 줄리는 그 아이들의 바램대로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낡은 아파트 안에서 다시 만난 그들은 언제든 불법체류자로 추방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칭기즈는 자꾸만 움츠러드는 마음을 그 외투에 의지해서 애써 태연한 척 버텨나가고 있었던 것임을 쥴리는 그때 알아차렸을 것이다. 한여름 마법의 외투처럼 보였던 그 털외투는 사회의 편견과 차별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방패막이었고, 그들의 정체성를 잃지않도록 도와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었다. 바자회에서 구한 히피족의 평범한 옷이었지만. 칭기즈에게 쥴리가 그랬듯이 그 부모도 영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좋은 길잡이를 이 사회에서 찾고 있었을텐데. (분명 그 나라를 떠나야만 했건 안타까운 상황이 있었을텐데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쫓긴 그들의 상황은 더 없이 안타까울 따름이다.)요즘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나의 안전과 경제적 상황이 중요해지다보니 영국정부의 입장이 그저 지나치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집에서조차 편히 쉴 수 없었다니 안타깝다...페이스북 사진 속에서 칭기즈와 네르구이가 어깨동무한 채 활짝 웃고 있었다. 귀신 아니 자신들을 추방하려는 이들로부터 벗어나 편안해보였다. 분명 미실도 그렇게 잘 지내고 있을것이다. 쥴리를 통해 편견없이 친구로 다가갈 수 있는 자세,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자세, 그리고 함께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불법체류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여러분, 새로운 친구에게 인사하세요. 이 애 이름은 칭기즈예요. 어느 날 아침 리버풀 근처 부틀에 자리한 줄리의 학교에 두 아이가 나타난다. 햇볕 쨍쨍한 한여름에 북슬북슬한 털이 달린 미친 것 같은 외투를 입고서. 몽골에서 온 칭기즈와 네르구이 형제. 마치 선생님과 힘겨루기라도 하듯 건방지기 짝이 없는 태도의 칭기즈와 말이 없는 네르구이. 그 애들은 교실에서 모자조차 벗지 않으려고 한다. 화장품과 좋아하는 남자애한테만 관심 있던 평범한 아이 줄리는 갑자기 나타나 생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 이방인에 온통 마음이 끌린다. 세상에, 사람에게 매를 길들이는 기술이 필요할 수 있다니, 나름 6년이나 학교에 다니며 배울 만한 것은 다 배웠는데…….자신의 무식함과 강렬한 호기심을 동시에 느낀 그때 칭기즈가 줄리를 콕 집어 ‘좋은 길잡이’로 지명하고, 그 순간 줄리는 화장이나 남자애에 대한 생각을 딱 그친 채 기꺼이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결심한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진정한 유목민이 새로운 낯선 곳에 왔을 때 필요한 ‘좋은 길잡이’. 줄리는 두 아이에게 학교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준비물을 알려 주고 놀이 도구는 어떻게 정리하고 축구 규칙은 어떤지 등 모든 일을 가르쳐 주고, 특이한 외투를 벗고 평범한 옷을 입으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칭기즈와 네르구이는 자기들의 습관을 거의 바꾸지 않지만 어느 겨를에 외투를 벗고, 그러면서 조금은 이상한 우정이 발전한다. 사진을 찾고 자료를 조사하고, 들고 다니는 대나무 궁전에 전 세계를 정복한 칭기즈 칸에 바다처럼 넓다는 초원에…… 줄리는 몽골에 대해 모르는 거 빼고는 다 알게 된다. 하지만 비단 방에서 마두금을 타고 사모바르가 보글보글 끓고 있을 칭기즈네 집에 대해서만은 별로 알아낸 것이 없다. 그 애들이 부틀 어디에 사는지조차 모른다. 거긴 무엇인가 비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