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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에 그런 의미가 있었는지 몰랐네요. 실제적으로 그런 의미로 일본인들이 많이 먹는지는 모르지만(본 적이 없으니…) 아무튼 우리가 시험보기 전에 엿을 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겠죠. 미역국 안 먹는 것도 마찬가지 의미. 대학교 4학년이 되면 그들은 취업전쟁에 들어서는 병사가 된다고 봅니다. 이제 그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사회에 소모품이 되기 위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고 그것을 자신들을 받아줄 수 있는 그런 회사에 집어넣고 기다리지요. 그리고 시험과 면접을 봅니다. 그런 각종 시험에 통과하는 사람 몇 명만 일을 하게 됩니다. 저도 이력서와 자기소개를 자주 씁니다. 지금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멈췄습니다. 자주 떨어지다 보니 그렇게 되 버렸네요. 어떻게 보면 취업전쟁에서 죽은 병사가 된 것입니다. 그런 느낌이 드네요. 안타깝지만. 여기 일본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 1명이 있습니다. 그녀는 재일교포 2.5세라고 자신을 밝혔습니다. 아버지는 재일교포 2세, 어머니는 한국인. 그래서 2.5세라고. 정말이지 사람을 이렇게 지칭하는 것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전쟁으로 인해서 생긴 말이니까.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런 그녀가 지금 벌써 대학교 4학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슬슬 취업을 준비해야 하네요. 그런 그녀가 일본의 대기업에 원서를 넣었다고 합니다. 이제 어떻게 되었을까요? 서류 통과 아니면 탈락. 탈락해서 그녀의 이력서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을까요. 음. 하지만 통과를 했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그녀는 일본으로 갑니다. 와!~ 비행기 값이 더 들겠는데요. 이렇게 했는데도 떨어지면 비행기 값만 아깝게 되겠네요. 그렇게 해서 일본으로 갔는데 이게 끝이 아니네요. 그냥 회사 설명회에 참석할 수 있는 열쇠를 얻은 것이었네요. 그 회사 설명회에서 받은 것은 숙제 잔뜩. 숙제할 것도 많고, 학교 숙제도 많고, 동아리에서 할 일도 많고. 정신이 없네요. 학교에서 만난 오빠 한분은 벌써 일을 시작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습니다. 기쁘기도 하겠지만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저 같아도 무거워질 것 같은데요…, 가 아니라 분명히 무거워졌어요. 취업 이야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4학년이라 할 것도 많은데. 참 취업이라는 것이 힘들기만 합니다. 저도 이력서 써야 하네요. 아, 일본에서 취업을 하게 되면 남자친구와는 이별을 해야 하나 뭐, 결정이 된 건 아니지만 헤어지게 되겠죠. 아무래도 남자친구가 일본에서 살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진리이긴 한 것 같네요. 정말로. 붙어도 우울, 떨어져도 우울. 반-지하에서 같이 사는 이들 앞에. 나타난 벌레. 그게 이름이 곱등이라고 했던가요? 음. 저도 그런 벌레 봤어요. 꼭 바퀴벌레처럼 생겼지만 확실히 모양새가 다르거든요. 식당에서 일하면서 봤는데요. 저는 죽였어요. 지금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쫙~ 끼치는데요. 으…. 정말 싫다. 이력서 쓸 종이가 없네요. 다시 사와야겠어요. 다 ! 있소 하는 가게에서 1000원 하는 거 사다가 써야겠어요. 다행히 사진은 찍어 놓은 게 있네요. 주인공처럼 일본까지 갈 필요는 없어서 다행. 우선, 지금은 돈가스부터 먹을 생각을. 돈가스 먹으면 왠지 붙을 것 같네요.
재일교포 2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 이름을 사용했고 한국 국적을 가졌다. 때문에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했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다 면접조차 거절당한 경험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유학 왔지만 한국어를 배운다고 한국인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군대문화를 알지 못해 사람들과의 대화에 끼기 힘들고,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취업이 잘 될 것이라는 괜한 오해도 받는다. 정구미는 그런 상황에 실망하지 않고 만화를 통해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했다. 은 이런 특이한 이력을 지닌 작가의 취업 분투기다.